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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체중이 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2면

다음 예문 중 잘못 쓴 것들을 찾아보자.

ㄱ. 자장면이 퉁퉁 불어서 맛이 없었다.

ㄴ. 저녁을 늦게 먹으면 체중이 불기 쉽다.

ㄷ. 10분간 끓인 후 퉁퉁 분 대추를 건져 냈다.

ㄹ. 홍수로 불은 강물이 위압감을 주었다.

답은 ㄴ과 ㄷ이다. 예문들의 고딕 부분은 모두 ‘불다’에서 온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문맥으로 볼 때 ‘붇다’를 써야 의미가 통하는 문장들이다. ‘붇다’는 ‘물에 젖어 부피가 커지다’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라는 뜻이고, ‘불다’는 ‘입으로 바람을 일으키다’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다’ 등의 뜻이기 때문이다.

‘붇다’는 ‘붇고/불은/불으면/불으니/불어서/붇기’처럼 활용하고, ‘불다’는 ‘불고/분/불면/부니/불어서/불기’ 등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ㄴ은 ‘붇기’로, ㄷ은 ‘불은’으로 쓰는 게 옳다. 이때 ‘붇기’는 ‘붇-’에 명사 구실을 하게 하는 ‘-기’가 붙은 것이고, ‘불은’은 원래 ‘붇+은’의 형태이지만 불규칙하게 활용한 것이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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