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터지=문화산업'…일본 거대시장 한국은 걸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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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팬터지는 여러 문화 장르 가운데 멀티미디어 특성에 발맞춰 진화하는 장르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함께 이야기를 자유자재 변환할 수 있는 소프트한 형식으로 해서 멀티미디어가 요구하는 가변성과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 이웃 일본에서는 팬터지가 '문화산업' 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팬터지의 서사적 구조에 영화.애니메이션 등 영상매체의 연출력을 결합해 복합 문화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멀티미디어 산업을 이끄는 중심에는 대형출판사가 있다.

대표적 경우가 도쿠마 (德間) 출판사와 가도카와 (角川) 출판사. 소설출판은 물론 만화출판, 애니메이션 제작.배급사까지 계열사로 거느리며 시장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쿠마의 간판작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宮崎駿) .그의 성공작 '이웃집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 '붉은 돼지' 등은 처음부터 멀티미디어적 경영을 염두에 두고 나왔다.

소설.만화.영화.애니메이션 등 각 장르별 소화력을 집중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했다. 가도카와도 '로도스 전기' 시리즈가 팬터지 소설로 대히트를 치자 비디오.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큰 성공을 거두었고, 컴퓨터 게임으로도 출시해 매니어들을 열광시켰다.

반면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 이현세의 만화 '아마겟돈' 이 영화로 올려졌으나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컴퓨터 머드게임으로 선보인 바 있는 이우혁의 소설 '퇴마록' 도 곧 개봉돼 멀티미디어적 성공 여부의 시험대에 오른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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