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하늘 가는 그날까지 ‘황제 명성’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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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7일(현지시간) 열리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영결식 입장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살아 있을 때도 공연 티켓을 구하기가 어려워 암표가 기승을 부렸던 잭슨의 명성이 세상을 떠나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스페이플스센터 사이트(www.staplescenter.com)가 인터넷으로 장례식 입장권 1만7500장을 배부하기로 하자 마감 때까지 160만 명이 신청했다고 CNN이 5일 보도했다. 입장권 안내 소식이 사이트에 게재되자 1시간 만에 조회 수가 5억 회를 기록했다.

영결식을 주관하는 공연기획사 ‘AEG라이브’는 6일 자동 추첨을 통해 1인 2매씩 입장권을 배포할 계획이다. AEG관계자는 “이 가운데 1만1000명은 스테이플스센터에 좌석이 마련될 것이며 나머지는 센터 건너편 노키아 극장에서 영상 중계로 장례식을 지켜보게 된다”고 말했다. 잭슨 가족은 전 세계 팬들이 그를 추모할 수 있도록 생중계 영상물을 인터넷에도 올리기로 했다.

영결식 당일 식장 주변에 최대 70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LA시 당국이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시 당국은 입장권이 없는 사람들은 스테이플스센터 주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행 금지 구획을 설정하기로 했다. 시는 입장권이 없는 추모객들은 집에서 TV·인터넷을 통해 장례식을 지켜볼 것을 당부했다.

◆집에서 진정제 발견=영결식을 앞두고 잭슨 사인 규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잭슨 사인을 조사 중인 LA 수사당국은 “잭슨의 집에서 강력한 진정제인 ‘디프리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디프리번은 외과 수술에서 사용하는 수면 마취제의 일종으로 일반인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없는 약품이다.

CNN은 불면증을 호소했던 잭슨이 담당 의료진에게 이 약을 투약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잭슨을 담당했던 한 간호사는 “잭슨이 몇 달 동안 디프리번을 투약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CNN에 말했다. 이에 따라 약물 과다 투약이 그의 죽음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음반 매출 폭발적 증가=사인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잭슨에 대한 추모 열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의 음반 매출이 되살아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잭슨 사망이후 2주 동안 앨범 판매량이 40배 늘었다”며 “잭슨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죽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잭슨이 발표한 앨범·DVD를 비롯해 그의 이름이 달린 모든 기념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추모=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잭슨 사망 일주일 만에 “나도 마이클 잭슨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잭슨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잭슨은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엔터테이너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수로서 잭슨의 훌륭한 재능은 비극적이고 많은 부분에서 슬픈 개인적인 삶과 함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는 또 “잭슨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천부적인 재능을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전해진 즐거움과 감동을 여전히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또 추모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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