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에 오른 불량 고추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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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항공기 승객에게 제공되는 일부 1회용 쇠고기볶음고추장이 유통기한을 넘기거나 변질된 불량 고추장·된장을 섞어 만든 저질 제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품은 농협이 직영하는 대형 마트에서도 팔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유해사범중앙조사단은 3일 “불량 고추장 등을 새로운 원료와 섞은 후 유통기한을 다시 표기해 판매한 혐의로 충북 남제천농협 청풍명월 고추장공장 제조 책임자를 구속했다”며 “남제천농협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동안 납품가 20억원 상당의 불량 고추장 173t을 A항공과 H마트에 납품했다”고 발표했다.

A항공에 납품된 불량 고추장은 컵형 60만 개와 튜브형 113만 개 등 모두 173만 개다. H마트에서는 볶음고추장뿐 아니라 생고추장·된장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팔렸다.

식약청에 따르면 남제천농협은 내용물이 변질돼 용기가 부풀어오르는 등 제품에 하자가 있어 반품된 고추장과 유통기한이 지난 고추장을 새로운 원료와 섞어 유통했다. 특히 항공사에 납품된 쇠고기볶음고추장의 경우 변질되기 쉽고 식중독 발생 우려가 있어 철저한 소독과 살균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거꾸로 정상적인 원료를 살균 처리한 후 변질된 반품제품과 섞어 포장해 판매했다.

식약청 김영균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은 “반품 제품을 소독·살균 없이 재사용하는 등 죄질이 불량한 데다 국민 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구속수사했다”며 “관련 제품은 회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대장균 등 세균 검출 검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A항공은 “지난달 초 관련 제품에 불량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전량 반품했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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