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사과 회견한 이세돌 9단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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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이세돌(사진) 9단이 싹싹하게 사과했다. 동료 기사들의 징계 결정에 ‘1년 반 휴직 선언’으로 맞섰던 이세돌 9단은 6월 30일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막식·시상식 불참, 바둑판 사인 거부, 한국바둑리그 불참 등에 대해 팬과 스폰서에 사과하고 휴직 뒤엔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내년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요약.

-휴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내 실수도 있었겠지만 동료 기사들의 투표 행위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상처를 받았다. 이 상태에서 한국에서 바둑 두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기사회는 이세돌 9단에 대해 86대 37로 징계 결정)

- 중국리그는 계속 참가하고 있다. 휴직 후에도 갈 생각인가.

“중국에선 안정적 대국이 가능하다. 팀을 우승시키고 싶다는 개인적 목표도 있다. 중국 13억 인구에 한국바둑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라 생각한다. 휴직 후에도 참가하고 싶다.”

-고향인 신안군이 한국리그에 참가한 것이 이세돌 9단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뒤늦게 불참을 선언한 이유는. 그 바람에 한국리그 전체가 위기를 겪었다.

“불참 통보 시한을 몇 시간 넘긴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한 달 전부터 8개 팀이 아니면 참가하지 않겠다고 한국기원에 말했다. 또 신안 팀에 나에 대한 지명권을 주는 것 등 진행 상황에 대해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

-그렇다면 한국기원이 이세돌 9단의 불참 사실을 알고도 신안팀 유치를 추진했다는 것인가.

“고향인 신안군엔 미안하다. 그러나 내 생각을 알면서 신안 측에 알리지 않은 것은 한국기원 총장과 직원의 실수였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느낀 심경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고 앞으로는 그런 일(시상식 불참이나 사인 거부 등)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잘잘못을 떠나 소통하지 않으면 오해와 편견이 생긴다는 것도 배웠다.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겠다.”

-조훈현 9단이 TV에서 이세돌 9단을 두고 일인자는 일인자다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끼는 마음으로 해준 충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쳐야 할 점이 있으면 고치겠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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