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송윤아 깜짝 결혼 비하인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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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중앙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사람이 많겠지만, 사실 이들의 열애설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이 영화 ‘사랑을 놓치다’에 함께 출연해 훌륭한 연기 호흡을 보여준 다음부터 열애설이 솔솔 나돌기 시작했으니까. 특히 그해 7월 설경구가 부인과 오랜 별거 끝에 헤어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핑크빛 소문에 더욱 힘이 실렸다. ‘곧 결혼한다’는 얘기도 들렸고, 심지어 몇몇 영화계 관계자들은 “2002년 영화 ‘광복절특사’를 촬영하면서 좋은 감정을 키웠다”고 제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확인되지 않은 풍문에 불과했다. 게다가 그때마다 두 사람은 열애설을전면적으로 부인해 왔다. 송윤아는 지난 2008년, 한 인터뷰에서 “결혼할 남자도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결국 지난 5월 9일 깜짝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 소식을 전했다. 회견 내용은 이랬다. “우리는 2007년부터 사랑했으니 옛날에 떠돌던 열애설은 사실이 아니며, 촬영 일정이 많아 날짜를 빨리 잡았을 뿐 속도위반 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았어요.”

축복받아야 할 결혼 발표, 가장 행복해야 할 예비 신랑과 신부지만 두 사람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러브 스토리를 들려달라는 질문에는 최대한 말을 아꼈고, 사랑스런 포즈를 취해 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에도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뻣뻣한 포즈로만 일관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발랄하게 진행되는 여느 결혼 기자회견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설경구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사귄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봐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러다 보니 지금껏 데이트도 마음껏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사실 두 사람의 연애는 연예인 커플임을 감안해도 특히 조심스러웠다. 소속사 사무실에서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가 하면, 결혼 준비를 하면서도 어지간한 측근들에게는 쉬쉬했다. 사람들은 대중의 관심을 피하려 했던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에겐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여자 쪽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는 터라 여기저기 알리고 다닐 입장도 아니었다.

사실 송윤아는 ‘괜찮은’ 집안 출신이다. 교장출신 아버지와 역시 교육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고, 입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한 큰오빠는 서울대 의대를 나온 의사다. 작은오빠도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게다가 부모님은 엄한 성향의 교육자여서 딸이 배우가 될 때 심하게 반대하던 분이었다. 그런 어른들이니 영화배우 사윗감을 달가워할 리 없었다. 하물며 결혼에 한 번 실패한 설경구였기에 부모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어렵게 딸의 결혼을 승낙한 가족들의 심경은 어땠을까, 서울 압구정동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큰오빠를 만나 가족들의 심경을 들어보려 했다. 하지만 그는 기자의 취재요청을 부담스러워했다. 대신 수소문 끝에 그와 잘 알고 지내는 한 지인에게서 현재 가족들의 분위기를 들어봤다. 그는 큰오빠 송병호씨와 업무상 알고 지내다 친분을 쌓은 인물이다.

세상에 알려질까 봐 많이 두려웠지만 이제는 주위 사람들한테 진 빚을 갚아야 할 때

“예전에 농담처럼 ‘여동생을 나한테 소개시켜 달라’고 했더니, 대번에 ‘우리 부모님은 의사 아니면 윤아 결혼 안 시키실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엄하신 분들이고 사윗감을 깐깐하게 고르실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또 어른들은 아무래도 연예인보다야 전문직 화이트칼라 사윗감을 원하잖아요. 송윤아씨가 연예계 데뷔할 때도 아버지가 ‘다리몽둥이 부러트린다’면서 펄펄 뛰셨대요. 약간은 보수적인 가풍을 가진 집안이거든요. 그러니 반대가 오죽 했겠어요.”

가족들 모두 막내가 연예계와 상관없는 직업을 가진 남자와 결혼하길 바랐다. 얼마 전에는 식구들이 그녀에게 피부과 의사를 직접 소개한 적도 있는데, 본인이 거절했다. 그러고 나서 설경구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 것. 그때 집안이 그야말로 난리가 났단다.

“송윤아씨가 성격이 참 여리고 인간적이에요. 사람들 살뜰하게 챙기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한번 딱 마음먹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집이 센 성향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결혼 문제가 그랬나 봐요. 집에서 계속 반대하다 정말 겨우겨우 허락하셨대요. 허락이라기보다 부모니까 자식한테 진 거죠. 그래서 송윤아씨도 그렇고 설경구씨도 조심스러워하고 또 자중하는 분위기래요.”

사실 두 사람은 실제로 그랬다. 결혼 발표하던 날, 송윤아는 “엄마한테 특히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였고, 설경구는 “제가 윤아씨 부모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다”고 입을 열며 “둘이서 정말 열심히 살면서 그분들의 아픈 마음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비공개 결혼식을 치르고 여느 연예인 커플 결혼과 다르게 혼수도 그냥 간편하고 소박하게 준비하는 것도 조용한 결혼식을 원한 양가 어른들 의견을 따라서다.

여기에 오랜 열애설을 둘러싼 여론도 두 사람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특히 설경구의 이혼이 송윤아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악성 추측들도 난무했었기 때문에 이들은 더욱 운신의 폭이 좁았을 터다. 설경구와 송윤아는 기자회견의 3분의 1 가까이를 ‘예전부터 사귀었다’는 소문을 해명하는 데 할애했다. 데이트할 때도 주위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다니느라 남들처럼 소소한 연애는 꿈도 못 꿨던 커플이다. 송윤아는 “영화도 같이 보러 다니고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은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하며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긴 했지만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행복해야 할 결혼을 앞두고 그녀가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지 이해가 간다.

두 사람은 결혼 소식을 전한 뒤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질까 봐 많이 두려웠고, 이제는 주위 사람들한테 진 빚을 조금씩 나눠 갚아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며 고개를 숙였다. 축복받아 마땅할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풍경이었다.

물론 어떤 일에 대한 판단 기준과 잣대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들의 결혼을 탐탁찮게 여기는 것 역시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남녀 간의 이별은 늘 서로의 입장에 따라 해석 차이가 있다. 게다가 결혼과 이혼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두 사람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가정을 꾸리기로 했다니 마음고생을 덜어내고 행복해지길 바라본다.

여성중앙 6월호

취재_이한 기자 사진_이민희(studio l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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