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소란 피우는 술꾼 119차 태워 병원 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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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7월부터 부산의 경찰 지구대에서 행패를 부리는 술주정꾼은 병원의 주취자 보호시설로 옮겨진다. 부산지방경찰청은 30일 “술에 취해 상습적으로 소란을 피우는 사람에 의해 공권력이 경시당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취(酒醉) 소란자를 특별 관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상황’이 발생하면 119구급대에 연락해 술 취한 사람을 부산의료원 응급실의 주취자 보호실로 옮긴다. 이곳에서 혈압·당뇨 등을 검사한 뒤 의사·경찰관의 보호 속에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주취자가 술에서 깨면 필요한 조사를 한 다음 귀가시키고 알코올 중독이 심한 것으로 판명되면 치료 시설에 안내해 치료를 받도록 한다.

경찰은 우선 전포·연일·온천·감전·구포·자성대·반여 등 9개 지구대에서 3개월간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의 주취자 처리 과정을 관리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30일 ‘상습 주취 소란자 치료 보호 위원회’가 30일 발족했다. 위원회에는 부산시·부산시의사회·부산의료원·부산YMCA 등 5개 시민단체, 부산소방본부 관계자가 참여한다.

경찰은 부산 시내 지구대에서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는 술꾼 160명의 ‘블랙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다. 김중확 부산지방경찰청장은 “상습 술주정꾼 때문에 경찰력이 손실되고 공권력이 무시되는 풍조를 계속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주미 대사관에 파견 근무할 때 워싱턴DC 경찰이 ‘주취 해소센터’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도입을 검토해 왔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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