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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추억어린 덕수궁 뒷길 벼룩시장개설 안될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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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시가 덕수궁 돌담길을 지난해 손질, 보도블록도 새로 넓혀 깔고 나무도 심어 단장해 놓았다. 그래서 모처럼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파리 몽마르트르 거리 못지 않은 운치있고 추억이 담긴 사색로를 갖게 됐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이 근처에 있는 정동극장이 덕수궁 돌담길 전체를 외국인용 벼룩시장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주말 오후 극장앞에서 열던 상설시장에 외국인들이 매주 4천여명이나 몰려들자 이곳을 새로운 명소로 부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명소가 새로 생기는 것만 중요하고 추억의 명소를 보존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단 말인가.

더욱이 외국인들의 무료 공연이 많아 아예 이곳을 문화관광 명물로 육성하겠다고 하니 덕수궁 돌담길은 대학로처럼 장사치들의 무리와 길바닥 공연장이 섞인 혼잡과 소란의 도가니가 될 것이 뻔하다.

외국인들의 공연이 있어도 이는 정동극장내 쌈지마당에서 하도록 하고 벼룩시장도 도로 밖으로 나오지 않고 극장내에서 해결했으면 한다.

신향숙 <주부.서울노원구중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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