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다시 시작하자]3.급성장한 일본축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일본의 월드컵 데뷔전이었던 지난 14일의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상대가 우승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라서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일본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오히려 전반 초와 후반 중반 이후에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첫 출전한 월드컵 무대에서 3전 전패의 쓰라림을 맛봤지만 일본이 보여준 플레이는 세계축구 흐름에 처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90년대초까지 한국과 중국의 '들러리' 에 불과했던 일본축구의 급성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기량면에서는 이미 한국축구를 추월했다.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나카타.소마.조 쇼지.가와구치 등 신세대 선수들의 기량은 이미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수준을 향하고 있다.

일본축구의 급성장 배경은 무엇일까. 80년대초부터 중장기계획을 세워 꾸준히 투자해온 결과다. 무엇보다 저변이 넓다.97년 기준으로 등록팀 2만9천여개, 등록선수 91만2천여명 (한국은 5백30여개팀, 1만3천7백여명)에 이른다.

J리그는 팀마다 2군을 비롯, U - 18.U - 15.U - 12 등 유스팀을 클럽제로 운영하고 있다. 축구유학도 한몫 했다. 유학1세대 미우라가 브라질에 다녀온 뒤로 3백명 이상이 축구를 배우러 브라질로 떠났거나 돌아왔다. 93년 출범한 J리그는 일본축구 발전에 기폭제가 됐다.처음 10개팀에서 현재 18개팀으로 늘어났다. 게임당 평균 관중 수는 94년 1만9천명에 이르렀으나 이후 96년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일본이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자 평균 관중 수가 1만1백31명으로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유료관중 5천명에도 못미치는 한국 프로축구와 비교할 바가 못된다. 게다가 일본은 경기장 건설 등 축구 인프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후쿠시마현에 개장한 J빌리지는 최첨단 축구전용훈련센터로 일본축구 백년대계의 야심작이다.

김상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