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낙찰가 22억원 … 지난해보다 6억원 싸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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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호 28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78)과의 올해 점심값은 약 22억원으로 결정됐다.

10번째 맞는 워런 버핏과의 점심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서 마감된 경매에서 버핏과의 점심이 168만300달러(21억8400만원)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211만100달러(27억여원)보다는 20% 정도 싸진 셈이다. 인터넷 거품이 무너진 2001년에도 낙찰가가 한 해 전보다 떨어진 적이 있다. 버핏 점심값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2000년 이후 열 번째 진행된 이번 경매에는 10명이 경합을 벌였다. 경매는 이달 21일 인터넷 입찰 방식으로 시작됐다. 입찰 회수는 116차례였다. 눈치 작전이 심해 마감 45분 전에야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낙찰자는 이름을 공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는 친구나 가족을 최대 7명까지 데리고 버핏과 점심을 같이할 수 있다. 그가 낼 168만 달러는 버핏의 전처가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선단체인 글라이드 재단에 기부된다. 재단이 버핏과의 점심 경매를 통해 기부받는 금액은 모두 59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음식 값은 지난해까지 레스토랑 주인이 부담했다.

낙찰자가 버핏과 점심을 하기 위해서는 1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지난해 승자인 홍콩의 헤지펀드 매니저인 자오단양은 이달 24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스미스&울른스키에서 고대하던 버핏과의 점심을 했다. 자오는 3시간 동안 버핏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국제원유 등 상품가격 전망, 기업지배구조, 통화가치 안정 등이 핵심 주제였다. 그는 “버핏한테서 얻은 것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버핏에 관한 책을 읽고 자산을 운용한 덕분에 최근 6년 동안 600%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버핏은 자오 일행과 점심을 시작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실업률이 10%를 넘어서고 2차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5월 미국 실업률은 9.4%로 1983년 이후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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