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정]공작원 탈출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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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번 속초 앞바다에 침투했던 북한의 유고급 잠수정 임무는 공작원을 침투시키거나 공작을 마친 요원들을 귀환시키는 것이다.

유고급 잠수정은 승조원 6명 외에 공작원을 6명까지 더 태울 수 있다.

때문에 군 당국은 속을 태우고 있다.

잠수정에 탔던 북한 공작원들이 동해안을 통해 내륙으로 침입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22일 오후4시33분 잠수정 발견 이후 1시간30분만에야 우리 함정 등이 현장에 도착했으므로 공작원들이 탈출했을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해군 관계자는 "극단적인 경우 잠수정 아래쪽에 있는 출구를 통해 수중으로 직접 탈출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 전했다.

그는 "발견 현장과 육지는 21㎞나 떨어져 있지만 특수훈련을 받은 북한 공작원들이 동해안쪽으로 탈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 지적했다.

96년 9월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도 북한 잠수함 승조원들은 집단 자살했고, 공작원들은 육지로 탈출했었다.

군 당국은 일단 해군 수중파괴대 (UDT) 의 수중조사 결과 출입구가 모두 닫혀 있어 외부 탈출 흔적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공작원들이 잠수정을 빠져 나간 뒤 승조원들이 안에서 출입구를 닫았을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승조원이 자폭을 각오하고 잠수정을 안에서 봉쇄한 뒤 시간을 끄는 동안 공작원들은 잠적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

군 당국은 22일 오후6시47분쯤 강릉시강동면정동진리 해군초소 앞에서 북한 무장공비용으로 보이는 잠수용 두건이 발견되자 속초와 강릉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육군부대에 비상경계령을 발령, 검문.검색 작전에 들어간 상태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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