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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취업]눈 낮추면 “보여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젊은 사람도 일자리 얻기가 어려운 요즘 고령자의 취업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당장 취업중인 사람조차 젊은이들의 하향취업으로 밀려나 일자리를 잃는 경우도 늘고 있는 추세여서 갈수록 고령자의 취업난은 심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경험 많고 성실한 고령자를 선호하는 직종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령자 (55세 이상) 고용 촉진을 위해 매표.검표원, 안내.수위, 카운셀러, 환경감시원, 통역안내원 등 60개 고령자 적합직종을 선정해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출연기관 등을 중심으로 결원자 보충, 신규 충원때 우선 채용토록 하고 있다.이에 힘입어 공공부문의 경우 적합직종 근무자중 절반 가량이 고령자이다.

또 한 분기동안 고령자를 10인 이상 또는 상용 근로자의 5% 이상을 새로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급 임금의 4분의1을 6개월간 '고령자 신규고용장려금' 으로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고령자 취업을 전담해 알선하는 기관도 여러곳 개설돼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13곳의 고령자 취업알선센터를 비롯해 대한노인회.YWCA의 전국 각 지역사무소 등이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고급인력정보센터 (02 - 3270 - 7390) 의 경우는 전직 대기업 임원.고위 공직자 등의 고급인력을 대상으로 취업 알선을 해주고 있다.

이밖에 인력은행.노동부 지방사무소.한국산업인력공단 취업알선센터 등의 구직알선기관에서도 고령자의 일자리를 주선해주고 있다.

취업에 좀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면 고령자를 위한 단기 무료 직업훈련을 이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위탁을 받아 대한주부클럽연합회.한국노인복지회 등에서 경비원.배달원.간병인.미화원.주유원 (이상 1주과정) , 봉재보조원.제과보조원.도배보조원 (2주 과정) 등의 직업훈련을 실시중이다.

과정 이수자는 해당 교육기관에서 취업알선도 해주고 있다.

고령자들이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남자의 경우 경비원.주차관리원.주유원.상품배달.청소.지하철질서안내요원 등이며 월급은 40~70만원 수준이다.

여자는 간병인.청소원.파출부.아이돌보기가 주류를 이룬다. 파출부는 최근 시간당 3천원 이하로 보수가 많이 내렸다.

다만 입주해 24시간 아이를 돌보는 일은 맞벌이 부부의 수요가 많아 월80~1백만원 안팎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고령자들은 아무래도 젊은이에 비해 취업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울 북부노인복지관의 배숙경 (裵淑京.여) 과장은 "업주들이 아무래도 나이 많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거북하게 생각한다" 며 "나이를 의식한 권위의식을 버리고 학력이나 이전 직장의 보수와 직위를 떠나 일자리를 찾으려는 적극성이 중요하다" 고 충고한다.

또 취업알선센터가 1차 면접기관이라는 생각을 갖고 깨끗한 복장과 겸손한 태도로 상담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차진용.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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