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모래밭 달리기,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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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4일 충남 태안군 남면 청포대해수욕장에서는 ‘ECO1 태안 샌드비스타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참가자 전원이 맨발로 모래사장 8㎞를 달린다. 이 행사는 대전지역 소주회사인 ㈜선양 조웅래(50·사진) 회장이 기획했다. 기름 피해를 극복한 서해안의 모습을 전국에 알리고 싶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한다.

조 회장은 대전시내 계족산(13㎞ 구간)에 황톳길을 만들어 2006년부터 해마다 국제마라톤이나 걷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회 때마다 5000여 명 이상이 계족산을 찾는다. 소주회사 대표와 걷기·마라톤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비록 작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황톳길은 소비자들이 깔아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의 도움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만큼 이익의 일부분을 지역에 환원하겠다는 것이 조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골고루 나눠줄 수 있는 주제를 ‘에코힐링’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에코힐링은 생태계를 뜻하는 에콜로지(ecology)와 치유를 뜻하는 힐링(healing)을 합쳐 만든 말이다. 자연 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린다는 뜻이다. 그는 “맨발로 걷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에코힐링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남 함안 출신의 조 회장은 1992년 모바일 서비스 전문 업체인 ㈜5425를 창업했으며 2004년 선양을 인수했다. 대전에 정착한 지 2년 뒤 계족산 길을 발견하고 소비자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조회장은 “이후 계족산은 대전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족산에 맨발로 걷기 위해 찾는 시민들이 늘면서 조 회장은 매월 둘째 일요일마다 ‘숲속 음악회’도 열고 있다. 조 회장은 음악회를 위해 2007년 6월 공연단(뮤직앙상블)도 만들었다. 조 회장의 노력으로 계족산 황톳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5월에 꼭 가봐야 할 명소’로 뽑혔다. 조 회장은 에코힐링 프로그램을 해외로까지 확대했다. 지난해부터 인도양의 휴양지 세이셀에서 국제마라톤대회를 열고 있다. 조 회장은 “국제마라톤대회를 통해 문화 교류와 민간 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관광분야는 물론 세계적인 참치어장 확보, 환경에너지 개발에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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