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화 날고 음반시장 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영화계와 가요계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 영화가 호황을 누렸던 전년보다도 더 큰 신장세를 보인 반면, 가요 시장은 2002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침체의 늪에 더욱 빠져들었다.

◇'실미도''태극기…'의 힘='살인의 추억''장화, 홍련''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황산벌''올드보이' 등 '300만 영화'가 5편을 넘긴 2003년은 한국 영화 최고의 해로 꼽혔다. 그런데 2004년 초입부터 '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관객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국산 영화 관람객 수는 전년 대비 51.6%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16% 포인트 증가해 63%를 기록했다(서울 관객 기준, 투자사 'IM픽쳐스' 집계).

이 중 두 대작(大作)과 '말죽거리 잔혹사'등 세편의 점유율이 49.2%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흥행 상위 세편('살인의 추억''동갑내기 과외하기''선생 김봉두')의 점유율도 45.2%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상반기 한국 영화계가 비교적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태지도 50만장 못 넘어=가요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50만장을 돌파한 앨범을 단 한장도 내지 못했다.

한국음반산업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20만장을 넘은 앨범이 여섯장이었지만 올해는 세장으로 줄었다. '지존' 서태지가 약 48만장, 2002년 51만여장을 판매했던 코요태가 약 25만장, '국민가수' 신승훈이 약 23만장을 기록했다.

1999~2001년은 해마다 5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이 열장을 넘었다. 불황에 들기 시작한 2002년에도 다섯장이었다. MP3의 확산 속에서 음반 시장의 추락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구희령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