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개혁파 지지 축구선수, 이란 대표팀서 퇴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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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이란 대통령 선거 사태의 불똥이 그라운드에까지 튀었다. 영국의 가디언과 미국의 뉴욕 타임스 등 외신들은 24일(한국시간) 이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알리 카리미(페르세폴리스), 메디 마다비키아(프랑크푸르트), 호세인 카에비(사이파), 바히드 하셰미안(보쿰) 등 4명이 축구 대표팀에서 강제로 은퇴당했다”고 전했다.

이란 대표팀의 핵심인 이들이 대표 자격을 박탈당한 이유는 개혁파인 미르 호사인 무사비 진영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한국-이란전에서 개혁파를 상징하는 녹색 밴드를 손목에 차고 경기에 임했다.

당시 이란 응원석에는 ‘나의 표는 어디로?(Where is my vote?)’ ‘이란에 자유를(Free Iran)’ 같은 정치적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밴드를 찬 선수들은 축구장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방침에 따라 후반에는 밴드를 빼고 나왔다.

이란의 친정부 신문은 “이들이 한국과의 경기에서 정치적인 제스처를 보였기 때문에 대표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정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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