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함백산…숲 울창 한여름도 긴팔옷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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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몇송이의 뭉게구름이 산봉우리에 걸쳐있다.

골짜기를 따라 올라온 구름과 안개가 금세 온 산을 뒤덮은 가운데 구름사이로 봉우리가 살짝 비친다.

굴참나무사이로 보이는 공간은 하얀장막으로 드리워지고 숲은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소리로 가득 찬다.

굵은 빗방울이 금세라도 뚝뚝 떨어질 것같은 날씨. 안개와 물을 흠뻑 머금은 나무들이 묘한 콘트라스트를 이루며 그려낸 한폭의 산수화가 너무 아름답다.

국가대표선수들의 여름철 고원전지훈련장이 들어선 함백산 (강원도태백시.1천5백73m) 산행은 만항재 (1천3백40m)에서 시작해 싸리재로 하산한다.

함백산은 국내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산. 그러나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와 표고차가 얼마 안돼 가족산행지로 적격이다.

만항재는 화방재~고한읍을 잇는 지방도로 414호선상에 있다.

여름철에도 긴팔 상의를 입어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특히 만항재에서 레이다기지가 있는 함백산 정상까지는 시멘트로 포장돼 승용차 진입이 자유롭다.

산행은 함백산정상 아래부터 시작하면 된다.

만항재에서 정암사방향으로 약 1백m 내려가면 우측으로 시멘트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고원전지훈련장을 거쳐 10여분을 달리면 산행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함백산정상까지는 10여분 거리로 정상에 오르면 북으로 철쭉으로 유명한 두위봉과 함백산, 동으로 덕항산.백병산, 남으로 태백산.일월산.통고산이 손짓한다.

만항재~싸리재로 이어지는 등산로에는 하얀 함박꽃나무가 등산객을 반긴다.

오르막길이 2곳 있지만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은 평지와 다름없어 어린이들도 손쉽게 오를 수 있다.

제3쉼터에는 전망대 바위가 있다.

함백산의 깊은 골짜기가 눈아래로 펼쳐진다.

제1쉼터에서 마지막 오르막길을 오르면 헬기장을 거쳐 싸리재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총 산행시간은 2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하산후에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역인 추전역 (강원도태백시화전2동.8백55m) 과 태백8승 (천제단.문수봉.주목군락.일출.황지.검룡소.구문소.용연동굴) 을 둘러볼 수 있다.

시내에 있는 황지는 낙동강 1천3백리의 첫여울로 하루 5천톤의 물이 솟아 드넓은 영남평야를 적셔준다.

금대봉골의 검룡소는 1천3백여리를 흘러 서해로 들어가는 한강의 발원지다.

용연동굴은 1억5천만~3억년전사이 형성된 석회동굴로 강원도 지방기념물 제39호로 지정돼 있다.

당골광장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석탄박물관이 있다.

지난해 5월 개장한 석탄박물관 (0395 - 52 - 7720)에는 세계의 희귀화석과 탄광장비등 6천1백여점이 전시돼 있어 자녀들의 산교육장으로 활용도가 높다.

글.사진 = 김세준 기자

◇ 교통편 = 청량리역 (02 - 962 - 7788)에서 태백시까지 하루 5편의 열차가 왕복운행된다. 만항재까지 오르는 교통편이 없으므로 승용차를 이용해 태백을 찾는 것이 좋다.

만항재를 가려면 영월~상동을 거쳐 태백으로 이어지는 국도 31호선상의 화방재까지 달려야 한다.

화방재에서 오르막커브길을 따라 10여분을 오르면 만항재에 닿는다.

산행들머리에서 하차한 뒤 정암사를 거쳐 싸리재로 승용차를 옮겨놓아야 하는 것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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