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쇠파이프·연막탄무장 범죄로 '질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먼저 출발 전 리더에게 '폭주, 오늘도 무사히' 라고 외치며 경례를 해요. 그리곤 10명 정도씩 조를 짜 2백㎞ 가까운 스피드에 몸을 맡기죠. 리더는 맨앞에, 그 양쪽에서 '차받이' 들이 다른 차들을 막는 역할을 하고 맨 뒤는 순찰차의 추적을 막아야 하니까 오토바이를 제일 잘타는 사람이 맡아요. "

15일 새벽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오토바이 폭주족 40여명이 경찰과 쫓고 쫓기는 곡예운전을 펼치다 경찰의 단속에 항의, 자신들의 오토바이에 방화까지 하는 난동을 벌이다 1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중 2명에 대해 방화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는 즉심에 넘겼다.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갈수록 폭력성을 띠면서 범죄 집단화하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스피드' 를 즐기는 정도였던 이들 폭주족이 최근에는 쇠파이프와 체인 등을 갖고 닥치는대로 순찰차와 주위 차량을 파손하는 등 난폭성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는 것. 부산에서는 15일 오토바이를 훔친 10대 '음주 폭주족' 2명이 승용차를 타고 뒤쫓아온 오토바이 주인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승용차를 빼앗아 인도의 시민과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다.

또 지난 4월 서울 구로구에서는 오토바이 소음에 항의하는 시민 3명에게 10대 폭주족 12명이 쇠파이프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으며 지난해 11월 경남 거제에서는 폭주족을 꾸짖던 청경이 피살되기도 하는 등 폭주족들에 의한 폭력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날 방화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폭주족 金모 (19.중국음식점 배달원) 군은 "순찰차 뿐 아니라 앞에서 우리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차량이나 우리 오토바이를 추월하는 차들에겐 가차없이 체인이나 벽돌세레를 가한다" 며 "일부 아이들은 쇠파이프와 연막탄으로 무장한 채 경찰들과 논다 (?)" 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