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 “수도권지역 의원 이탈 불가피”42.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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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4지방선거 결과는 한나라당에 지진을 예고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미진 (微震) 같아보이나 물밑에선 이미 강진 (强震) 의 조짐도 있어 주목된다.

특히 권역별.계파별로 견해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조기에 전당대회를 소집해 당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불거지는 중이다.

때문에 여권의 정계개편 기도와 한나라당 내부의 이같은 동요가 상승작용을 일으킬 경우 정치권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을 상대로 벌인 전화조사 결과는 이런 기류를 보여준다.

영남권의원들은 지방선거 결과 한나라당의 '영남권 석권' 이 이 지역의원들의 동요를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야당의원 빼가기가 장벽에 봉착했다는 답변이 주류였다.

32명중 29명이 이런 전망을 했다.

반면 수도권의원들은 '수도권 전패 (全敗)' 라는 선거결과가 정계개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답변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응답자중 42.3%의 의원들이 "차기총선을 생각해 수도권의원들의 일부 이탈 움직임이 불가피할 것" 이라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당내문제였다.

전체응답자중 50%가 7월21일 재.보궐선거 이전에 전당대회를 소집해 당체제를 일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권역과 무관하게 이회창 명예총재와 김윤환 부총재 계열의 비당권파 의원들이 조기전대론을 주장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세기 (李世基).이규택 (李揆澤).이사철 (李思哲) 의원 등 중도 또는 당권파 일부의원들까지 조기전대 주장에 동조했다는 점이다.

이 대목은 수도권 패배의 충격이 이 지역의원들로 하여금 당 지도체제 변화 요구로 가시화되는 첫 조짐이라는 점에서 향후 당내 역학관계에 '태풍의 눈' 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박승희.이영종.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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