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주택담보대출 돈줄 다시 조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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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집을 담보로 은행 돈 빌리기가 다시 빡빡해질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놓고 은행들의 경쟁이 심해질 조짐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8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자산 확대 경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무리한 대출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단계별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월 늘기 시작해 5월까지 월평균 3조원씩 늘었다. 이는 집값이 오르며 대출이 크게 늘었던 2006년 수준(월평균 2조9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은행들은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자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내부 규정을 완화해 다시 대출 경쟁을 벌일 태세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아직 금융위기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며,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경우 돈을 빌린 이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물론 금융감독원이 담보대출의 증가 속도가 당장 무슨 문제를 일으킬 만한 수준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를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주택 가격의 급등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비록 담보대출이 많이 늘고 있긴 하지만 상당액이 생활비 충당이나 2금융권 대출을 갚기 위한 용도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올 들어 5월까지 담보대출은 15조원이 늘었지만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은 7조원밖에 늘지 않았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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