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아직 안 끝나 … 올가을 더 세질 가능성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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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4월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공포가 미국 사회를 뒤덮은 이후 한 달여 동안 미국인들은 한 사람의 입을 주시했다. 매일 오후 2시 그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몰려든 기자들에게 신종 플루의 확산 상황을 알리고 대처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8일까지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소장 직무대행으로 신종 플루 사태를 진두 지휘한 리처드 베서(50·사진) 박사다. 그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외신기자클럽을 찾아 “신종 플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올가을에 보다 강력한 형태로 재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베서 박사의 발언 내용.

-신종 플루 상황은.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 신종 플루 경보 단계를 ‘대유행(pandemic)’을 뜻하는 6단계로 격상시켰다. 이날을 기준으로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3만5000여 명이 신종 플루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확산 속도 등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지만 신종 플루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왜 그렇게 판단하는가.

“대유행한 플루의 역사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약했다가 사람 간의 전이 과정을 통해 보다 강력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을 비롯한 북반구에서) 본격적인 독감 시즌이 시작되는 가을에 보다 강력한 형태의 신종 플루가 재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신종 플루 사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제 신종 플루가 어느 정도 잡혔다는 안일함이 펴져 나가는 것이다. 이제 겨우 총알(긴박한 상황)을 피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경계의 고삐를 늦출 때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떤 상황이 우려되나.

“이제 (북반구에선) 독감 시즌이 시작된다. 미국에는 허리케인이 몰려 오는 시기다.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할 경우 다수의 이재민들을 한곳에 대피시켜야 한다. 많은 학생은 여름 캠프를 찾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플루가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 불의의 사태에 대비해 가족마다 대책을 마련해 놓고, 보건 당국이 제공하는 정보에 늘 귀를 열어 놔야 한다. CDC는 기존 미디어는 물론 e-메일과 트위터 등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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