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서울 양평동에 일본 롯데로부터 약 2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2억5000만원)에 달하는 초콜릿 제조설비를 도입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하는 현지화 작업이 난관이었다. 야생의 카카오 맛이 살짝 느껴지는 일본 초콜릿에 비해 한국 초콜릿은 더 부드러운 맛을 목표로 했다. 막대한 설비 투자비가 들었지만 제조 과정은 거의 수공업 형태였다. 쓰디쓴 카카오 반죽을 계속 맛보다 보니 연구팀들은 입 안이 아려 고통을 호소했다. 이런 과정 끝에 “가나와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롭다”는 광고 카피로 널리 알려진 가나 초콜릿이 75년 국내에 출시됐다. 현존하는 국내 초콜릿 제품 중 최장수다. 수입 초콜릿을 포함해 시장점유율 40%로 1위다. 지금까지 카카오콩을 들여와 국내에서 처음부터 만드는 초콜릿은 가나가 유일하다.
가나 초콜릿 이름은 아프리카 가나산 콩을 쓴다는 데서 땄다. 롯데 이만종 중국연구소장은 “최고급 맛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당시 t당 다른 카카오콩보다 100달러 이상 비싼 1600달러였던 가나 콩을 썼다”고 회고했다.
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