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벤처기업협회 실리콘밸리 지부장 전하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그동안 기술개발에만 치중해 온 우리 벤처기업들도 이제부터는 마케팅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다음달 12일 미국 현지에서 결성되는 벤처기업협회 (KOVA) 실리콘밸리지부의 지부장으로 선임된 전하진 (田夏鎭.40) ㈜지오아이 (ZOI) 월드 대표.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팔리지 않는 제품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마케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벤처기업을 포커에 비유한다면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선수, 카드패, 돈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나라는 돈 (벤처캐피털) 이 충분하고 좋은 카드패 (벤처기업) 는 있지만 선수 (세계적인 마케팅능력을 가진 대행사)가 없어 장사에 실패하곤 하지요. "

우리 벤처기업의 부족한 마케팅은 특히 해외진출 때 문제가 돼 난관에 부닥치는 일이 잦다. 당장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田사장은 해외 마케팅회사와의 합작을 제시한다.

"해외로 진출하면서 제품 개발은 우리가 직접 하더라도 조직과 인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의 마케팅과 판매는 해외 전문회사와 합작하자" 며 지오아이 (ZOI) 월드 캐나다를 설립했고, 이어 독일.호주.싱가폴.태국에도 잇달아 합작사를 만들었다.

田사장은 금성사에서 4년간 근무하다 10년전인 88년 단돈 1백만원을 갖고 서울 세운상가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개발업체를 창업,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꼽힌다. 당시 홈뱅킹시스팀을 개발해 국내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한 데이어 요즘은 첨단 컴퓨터 오락기구인 조이블럭이 주력제품이다.

田사장은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작년6월 컴퓨터산업의 심장부라 할수있는 미국 실리콘밸리로 아예 본사를 옮겼다. 요즘도 한달에 20일 이상 미국에서 머물며 현지사업을 진두지휘한다. 최근에는 소호 (SOHO) 사업자용 전화교환기 '프로리셉션' 을 개발, 올 가을부터 미국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