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왕할머니, 연 2억소득의 63세 한국생명 김옥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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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젊은이들도 일자리를 잃고 거리를 방황하는 IMF시대에 환갑이 넘은 할머니가 지난 한햇동안 2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렸다.

강원도 주문진에 사는 김옥순씨는 올해 63세. 그러나 金씨는 컴퓨터로 고객을 관리하는 팔팔한 젊은이들을 제치고 한국생명이 자사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올해의 여왕상' 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지난해 金씨는 사람도 얼마 없는 주문진에서 5백여명의 계약자들을 관리, 웬만한 월급쟁이의 3~4배 수준인 2억2천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IMF 여파로 보험 해약이 급증한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까지 8천만원을 벌어들일 만큼 金씨는 불황에도 끄덕없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이같은 '업적' 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金씨는 "고객을 동생이나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한세상 살아온 인생경험으로 조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계약이 따라오더라" 면서 "그저 노인네가 젊은 사람 만나는 재미에 돌아다니는 것" 이라고 영업 비결을 설명했다.

또 "IMF 때문에 계약자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 이라면서 "내 돈을 빌려줘서라도 당장 어렵다고 해서 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다" 고 특유의 '불황대처법' 을 밝혔다.

金씨의 또다른 영업 특징은 차를 절대 타지 않고 하루종일 걸어다닌다는 점. 이같은 동네 할머니의 '부지런함' 과 '인간미' 가 젊은 설계사들의 세련된 신기술들보다 고객에게 호소력을 가진다는 것이 金씨 성공에 대한 주변의 평가다.

김소현 기자 〈bron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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