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성공위한 업종선택 포인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지난해 초 회사를 그만둔 朴모 (37.서울은평구응암동) 씨는 가전대리점을 차렸으나 1년 넘도록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가전제품 판매업은 특성상 단골 고객 확보와 적극적 영업활동이 필요하지만 내성적인 성격의 朴씨에게 맞지 않았던 것. 朴씨는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며 "꽃가게나 음식업등 다른 일을 찾고 있다" 고 말했다.

최근 실직자.명퇴자들이 재취업.창업등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면서 자신의 장.단점에 대한 철저한 분석없이 일을 시작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창업컨설턴트 박주관 (朴柱寬.44) 씨는 "미국에서도 65% 정도가 새 사업을 시작한지 5년내에 실패하고 있다" 면서 "최근 우리나라도 실직자들이 자신의 적성에 대한 고려 없이 사업성만 좋으면 무작정 새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실패율이 7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말했다.

자신의 적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 실패를 방지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설계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능률협회의 서동우 (徐東佑.36) 직업전환센터팀장은 "미래에 대한 준비를 못 한 상태에서 직장을 그만둬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 면서 "새로운 일을 하기에 앞서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를 설정한 뒤 재취업이나 창업에 나서야 한다" 고 말했다.

컴퓨터.외국어실력은 적성 분야에 관계없이 유용하다. KK컨설팅 김국길 (金國吉.55) 사장은 "영어를 어느정도 하면서 전자우편을 자유자재로 이용할줄 아는 사람은 요즘에도 취업하기가 나은 편" 이라고 말했다.

◇나에게 어떤 일이 맞나 = 사교적이고 모험심이 있는 사람은 유통판매업등 대인접촉이 많은 사업을, 얌전한 성격인 사람은 고객이 일상적으로 찾아오는 생활용품.신변잡화 관련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우직하며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사람은 전기.전자제품 수리업등 개인서비스업을 생각해 보고, 저돌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오락 이벤트.레포츠센터.이삿짐 센터등 종업원을 다루는 데 노하우가 필요한 일을 선택할만 하다.

◇적성은 어떻게 찾나 = 창업컨설팅 회사등에 보통 2만~3만원의 검사료를 내면 적성검사를 받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업종까지 조언받을 수 있다.

박주관창업컨설팅 (02 - 539 - 4532) , 인재개발협회 (02 - 780 - 2050) , 한국교육컨설팅연구소 (02 - 515 - 9940) , 서일경제연구소 (02 - 824 - 1562) 등이 있다.

KK컨설팅 (02 - 551 - 0203) , 탑컨설팅 (02 - 551 - 0361) , 휴먼서치 (02 - 555 - 0606) 등 헤드헌터업체에선 자신의 경력과 성격을 감안한 진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라이프 사이클도 고려하라 = 사람에게 유년기.청년기.장년기.노년기가 있듯이 업종에도 도입기.성장기.성숙기.안정기등이 있다.

컴퓨터 학습방, 인터넷인력중개업등 도입기에 있는 업종이나 중고서적 판매업등 안정기에 있는 업종은 초보자보다는 해당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 유리하다. 캐릭터 전문점, IP (정보제공) 사업등 성장기에 있는 업종은 어느 정도 기반이 닦여 있는 상태인만큼 위험이 덜할 수 있다고 박주관씨는 조언했다.

김창규 기자

〈hiki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