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미국 자동차 불황에 목축업이 망할 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미국 목축업계가 자동차 업계의 ‘불황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유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자동차에 가죽시트를 공급하는 목축업자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계속되면서 자동차와 별 관계가 없어 보이던 목축업·가죽생산업체들도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가죽협회에 따르면 2007년 생산된 소가죽의 절반은 신발 제조업체, 15%는 가구업체에, 12%는 자동차업체에 공급됐다. 그러나 올해는 소가죽의 63%가 신발제조업체로 가고, 자동차업체로는 8%만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자동차뿐 아니라 고급 가구류와 가죽 의류 제품도 판매가 부진한 바람에 가죽 재고량이 크게 늘어나고, 가격도 예전의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고 가죽협회는 밝혔다.

실제 소 한 마리에서 나온 가죽의 가격은 지난해 가을 65~70달러에서 지난해 말 30달러로 떨어졌고, 올해도 계속 내리막이다.

WSJ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비싼 가죽시트 옵션보다는 저렴한 비닐·천 시트 옵션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 자동차업체들이 값싼 브라질산 가죽을 수입하면서 목축업자들의 시름이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