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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뎅기열' 비상…엘니뇨현상 장기화로 이상고온이 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동남아 국가들에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 (熱) 이 창궐하고 있다. 뎅기열 확산에는 장기화된 엘니뇨현상도 큰 작용을 한 것으로 지적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올들어 4개월동안 1만7천9백22명이 이 병에 걸려 4백87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감염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가 늘었으나 사망자수는 4배 가까이 폭증했다. 태국에서도 올들어 31명이 뎅기열로 사망했다.

지난해보다 3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베트남은 4월 들어서만 3천8백80명이 새로 감염됐다. 올해 사망자수는 39명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에서도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어난 1천7백1명이 감염됐다.

가장 정도가 가볍다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6%정도 환자가 늘었다. 특히 지난해말부터는 호주 해안도시 케언스와 피지 등 일부 남태평양 섬들에까지 뎅기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뎅기열이 올들어 심해진 것은 엘니뇨현상으로 고온건조해진 기후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모기는 건기에 폐수나 고인 물에서 활발하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WHO)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지역본부의 아르바니 박사는 "장기화된 엘니뇨현상이 뎅기열 창궐의 주범" 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시 타라칸병원의 와르토 박사는 "아이들은 특히 뎅기열에 약하다" 며 주의를 촉구했다.

뎅기열은 고열.오한을 동반하며 격렬한 근육통과 출혈이 오기도 한다. 심할 경우 사망할 확률이 높으며 노약자는 특히 이 병에 약하다.

홍콩 = 진세근 특파원 〈sk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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