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지방선거·정계개편 격돌 전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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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일 열린 제192회 임시국회는 일단 여야 합의라는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6.4지방선거라는 대전 (大戰)에다 정계개편이라는 뇌관까지 장착돼 있어 회의가 열리면 여야간 격렬한 공방이 전개될 것 같다.

○…임시국회 소집에 냉담했던 여권내 기류는 1일 국민회의 지도부의 청와대 방문 후 돌변했다. 김대중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탓이다.

국민회의 당론은 오전까지만 해도 요지부동이었다. 한나라당이 단독 소집한 이번 임시국회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전용이므로 절대 응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 지도부는 청와대 당무보고 석상에서 "본회의에 들어가지 말자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 라고 金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金대통령이 "어른답게 행동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며 국회 참여를 간접 지시했다는 것. 이에 따라 국민회의는 당초 불참 입장에서 급선회, 의원간담회를 열어 일단 본회의 개회식에는 참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자민련의 구천서 (具天書) 총무와 이양희 (李良熙) 수석부총무는 김수한 (金守漢) 의장을 방문, 반쪽 국회의 사회는 맡지 말라고 요청하는 등 오전까지 본회의 개회를 막기 위해 뛰었으나 국민회의측 입장 반전을 전달받고는 즉시 당 수뇌부와 연락, 본회의 참석쪽으로 당론을 이끌었다.

○…국회 개회식 직전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전의를 돋우었다. '여당의 국회 참여' 라는 성과에 고무된 분위기 속에서 대여 (對與) 성토가 이뤄졌다.

서청원 (徐淸源) 총장은 "과거 (여당이) 무소속 의원만 영입해도 국민의 뜻을 저버린 행위라며 장외투쟁에 나섰던 사람들이 이제는 경쟁적으로 우리당 의원을 빼내가고 있다" 고 비난했다.

일부 언론에 실명 (實名) 으로 탈당 예상자로 거명된 경기도의 목요상 (睦堯相.동두천 - 양주).이웅희 (李雄熙.용인)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보도를 규탄하면서 잔류를 확약, 박수를 받았다.

○…한나라당의 공세는 국회 법사위로 이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감사원이 임창열 (林昌烈) 전부총리에 대해 '면죄부 부여용' 감사를 벌인데 대해 집중 공격을 가했다.

최연희 (崔鉛熙) 의원은 "강경식 (姜慶植) 전부총리와 김인호 (金仁浩) 전수석에 대해서는 1백여개의 질문을 했음에도 林전부총리에게는 네가지 질문밖에 하지 않은 것은 林전부총리의 경기도지사 출마를 배려한 것 아니냐" 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서울시장 후보가 될 고건 (高建) 전총리의 책임 여부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사철 (李思哲) 의원은 "국정의 책임자인 高전총리가 환란 등 경제위기에 전혀 책임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고 쏘아붙였다.

남정호·서승욱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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