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고교야구]경남고-경남상고 동향 라이벌 결승 격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부산 최강이 전국 최강이다." 제32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중앙일보.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삼성생명 협찬) 정상은 동향 경남고 - 경남상고간의 한판 승부로 가려지게 됐다. 은빛 대통령배는 경부선 열차에 실려 종착역인 부산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이 대회에서 네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불운의 팀 경남고와 지난 91년 이후 7년만에 정상 재도전에 나서는 패기의 경남상고. 두 팀은 30일 오후2시 동대문구장에서 고교야구 최정상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경남상 6 - 3 천안북일]

'야구장의 붉은 악마' 경남상고의 완승. 붉은색 상의 유니폼과 모자에서 뿜어나오는 경남상고의 강렬한 힘은 지난해 우승팀 천안북일고의 관록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경남상고는 1회말 김호영.이택근의 연속안타로 만든 2사 1, 2루에서 김사율의 중전안타로 선취점을 올리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1천여명에 달하는 동문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천안북일고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3회초 이창훈의 2루타와 볼넷, 그리고 상대실책에 편승해 1사 만루 기회를 맞은 천안북일고는 이해림이 2타점 중전안타를 뽑아내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경남상고는 3회말 1사후 김호영이 내야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트자 이택근이 좌월 2루타로 화답했다. 박창열이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든 뒤 김사율의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곽주섭의 중전적시타와 이중훈의 몸맞는 공으로 4 - 2로 역전에 성공했다.

전날 완투승을 거둔 경남상고 에이스 김사율은 이날도 2회에 구원등판, 8이닝동안 7안타 3실점으로 역투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남 5 - 1 대구상]

고교야구 명문끼리의 한판은 베이스러닝과 수비에서 앞선 경남고의 완승으로 끝났다. 양팀 에이스 송승준 (경남고). 장준관 (대구상고) 의 투수전은 허를 찌르는 베이스 러닝에 의해 선취점이 나왔고, 수비 실수 하나가 대량실점으로 연결되는 고교야구의 전형으로 이어졌다.

경남고는 4회말 볼넷으로 진루한 강민영이 후속 이상훈의 3루땅볼때 3루수가 1루로 송구하는 틈을 타 3루까지 질주, 당황한 대구상고 1루수 김정우가 3루에 악송구하는 사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이후 투수전으로 일관하던 경기는 7회말 경남고에 의해 흐름이 바뀌었다.

2사 후 김태완.강민영의 연속안타로 찬스를 만든 경남고는 후속 이상훈의 타구를 대구상고 3루수 이영수가 실책성 내야안타로 만들어줘 2사만루의 찬스를 맞은 뒤 5번 김진욱이 좌익수를 넘기는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3점을 추가, 4 - 0으로 앞서며 결승진출을 확정지었다.

고교야구 최대어로 평가받는 경남고 에이스 송승준은 1실점 완투승에다 8회말 타석에서 이날 승리를 자축하는 솔로홈런을 뿜어내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이태일·김현승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