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전화설비비 돌려주는 대신 기본료 두배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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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빠르면 오는 7월부터 한국통신이 도입할 새로운 전화가입제도에 대해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새 제도는 가입시 24만2천원 (서울등 대도시) 을 내고 해지시 반환받는 현행방식에다 가입비대신 10만원을 설비비 (반환안됨) 로 내고 2배 (5천원) 의 기본료를 내는 방식을 추가한 복수제도다.

물론 신규 가입자라도 현재방식을 택할 수 있다. 최대관심은 현행 가입자들이 그대로 있는것이 득이냐 아니면 14만2천원을 반환받고 한달에 2천5백원을 더내는 것이 유리한가에 대한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용자들에게는 양자간 하나를 선택할수 있다는 명분만 있을뿐 더욱 헷갈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한번 꼼꼼히 따져보자. 기존 가입자가 새 제도로 전환했을 경우 설비비와 가입비 차액인 14만2천원을 돌려받고 대신 기본료를 매월 2천5백원씩 더 내야한다. 문제는 새 제도로 전환해 당장 14만 2천원의 목돈 (?)을 챙기는 것이 과연 얼마나 이득이 될까 하는 점이다.

예컨대 연리 15%로 가정했을 때 새 제도 전환자는 반환받는 14만2천원에 대해 연 2만1천3백원의 이자수입이 생기는 대신 기본료로 3만원 (2천5백원×12) 을 더 부담해야한다. 매년 8천7백원씩의 추가부담이다.

이는 새 제도 전환후 17년이 지나야 고정비로 지불하는 돈 (8천7백원×17) 이 14만2천원을 넘게되므로 전화해지후 17년까지는 득이 되고 그 이후부터는 손해라는 계산이다. 금리가 낮아져 연 10%선으로 간다면 이 기간은 9년으로 짧아지게 된다.

그러나 통상 전화 가입자는 한번 가입하면 해지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때문에 이런 계산은 무의미하게 된다.

결국 한국통신이 도입하고자 하는 새 제도는 설비비반환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한다는 분위기에 밀려 나온 미봉책 (彌縫策) 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게다가 내년 4월부터 설비비없이 가입비 (9만원) 만 받는다는 신규 서비스를 들고나올 제2시내 전화 하나로통신과의 경쟁을 지나치게 의식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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