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성공했다]가구 수리공장 차린 조광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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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헌 가구를 고쳐 쓰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덕에 일감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경기도 고양시 문봉동에서 가구 리폼 (REFORM) 회사인 '아름다운 가구' 를 운영하는 조광순 (36.여) 씨. 1년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지만 지금은 직원 10명을 거느린 어엿한 사업가다.

처음 시작할 때 직원이 2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년여만에 엄청난 성장을 한 셈이다. 趙씨가 가구 리폼공장을 차린 것은 지난해 3월. 12년전 결혼할 때 장만한 장롱이 낡아 볼품없게 되자 인근 가구공장의 기술자를 불러 고쳐 사용한 게 계기가 됐다.

이웃 사람들이 그럴듯하게 바뀐 장롱을 보고 자기들도 해야겠다며 비용 등 이것 저것을 물어오자 '이거다' 싶어 아예 가구 리폼공장을 차리고 나선 것.

마침 남편이 경기도 벽제에서 철공소를 하고 있어 일단 작업장 80평 가운데 절반을 쓰기로 했다.

콤푸레셔.압송기.전동드릴 등 장비를 마련하는 데 3백여만원을 쓰고 중고 1톤 트럭을 사는데 2백만원이 들었다. 작업장 마련에 돈이 들지 않았기때문에 단돈 5백여만원으로 시작한 셈이다.칠을 하는 데는 전문기술이 필요한 만큼 기술자를 한 명 구했고 영업 겸 차량운전을 할 사람도 한 명 구했다.

공장을 알리기 위해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냈다. 일산신도시는 물론 인천.의정부.동두천.포천 등 경기도 지역 아파트 단지를 돌며 전단지도 뿌렸다.일감을 얻기 위해 초기엔 아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영업을 했다.구전 (口傳) 효과가 큰 사업인 만큼 '완벽한 작업' 에 최선을 다했다.

10일 정도 걸려 작업이 끝나면 배달하기에 앞서 고객을 작업장으로 오도록 해 마음에 드는 지 최종 확인했다.이때 처음에 정했던 칼라가 마음에 안든다고 하면 군말없이 새로 칠을 해준다.

고객이 원할 경우 손잡이 등 특정 부위에는 다른 색깔의 칠을 해주는 기법도 반응이 괜찮았다.리폼해 준 가구를 사용하다 흠집이 생길 경우 무료로 고쳐주는 AS도 실시했다.

이사 때 가구를 리폼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착안해 리폼 상담 때 장판.도배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거나 업자를 소개해 주는 것도 신뢰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처음 5개월은 힘들었지만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지고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주문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일처리를 위해 직원을 4명으로 늘렸다.

올 1월에는 보증금 1천만원, 월임대료 1백만원에 세를 놓았던 남편 소유의 1백20평짜리 가건물인 현재의 공장으로 이전, 작업장 규모를 3배로 늘렸다.직원이 10명으로 불어난 것도 이때였다.하루 두차례씩 라디오 광고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10자 짜리 장롱과 문갑.장식장등을 포함한 한 세트를 리폼해주는데 1백만원 안팎을 받을 수 있다.요즘 한달 평균 리폼 건수는 60여건으로 월평균 매출이 5천만원을 넘는다.

이가운데 인건비 1천5백만원, 페인트.장식 등 재료비 4백만~5백만원, 차량유지비 1백만원, 고정관리비 등 기타비용을 제하고 2천만원 정도를 손에 쥔다. 趙씨는 "직원 한두 명 규모로 운영해도 2~3일에 한 건 정도만 계약하면 월 3백~4백만원 수입은 가능하다" 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성공포인트

도시 인근 교외에 값싼 나대지를 임대해 가건물을 지어 공장을 마련하는 게 창업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가구를 여러 개 늘어 놓고 동시에 작업하므로 최소한 40~50평의 공간은 확보해야 한다.

새 가구를 마련한 느낌을 줄 정도로 깔금한 일처리가 기본. 작업 완성단계에서 고객의 확인을 받고 수정 요구를 들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일정기간 애프터서비스를 보장해주는 것이 다른 고객으로의 연결효과가 크다.

어떻게 리폼할지를 고객과 상담할때 합판에 칠을 한 견본을 미리 보여주거나 손잡이 등 장식을 다양하게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것이 좋다.유행하는 컬러나 장식에 대한 정보에 빨라야 고객의 취향에 맞추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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