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중석 인수협상 중단 이스카사 하파스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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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이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노사 (勞使) 화합이 우선돼야 한다.서로 자기 주장만 앞세운다면 이번 경우처럼 아무 것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 이스카사 (社) 의 야코브 하파스사장은 본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이스카는 거평그룹 계열 대한중석의 초경합금 부문을 1억5천만달러에 인수하려고 가계약까지 맺었다가 근로자들이 고용안정.보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자 최근 협상을 중단했다.하파스 사장은 "세계 각국에서 기업을 인수해 봤지만 이번처럼 노사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처음" 이라면서 "한국의 노사도 국제적 기준에 맞게 변화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 왜 협상을 중단했나.

"노사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우리가 대한중석에 가장 관심을 둔 부문은 장비가 아니라 수준 높은 인적 자원이었다.그들이 없다면 인수할 필요조차 없다고 판단했다.그런데 노조가 예상치 못한 요구를 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보고 이 문제가 완전 해소되지 않으면 인수후에도 계속 말썽이 될 것으로 판단해 협상을 그만둔 것이다."

- 협상을 완전히 포기한 것인가.

"노사가 완전 합의점을 찾기 전까지는 재개되지 않을 것이다.짧은 시간내에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 만약 대한중석을 인수하게 된다면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

"중요한 것은 발전지향형의 튼튼한 회사를 꾸려 가는 것이라고 본다.이렇게 된다면 노조도 별다른 불만 없이 파업 같은 극한투쟁은 벌이지 않을 것이다."

- 대한중석 근로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최대의 투자가치를 갖고 있다.이스카는 노하우와 장비를 갖추고 있다.때문에 근로자들이 필요하다.하지만 함께 일하겠다는 생각이 더 중요하다."

- 이번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이번 일은 아주 독특한 경험이었다.한국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한국기업들이 계속 국제사회에 손짓을 해야 한다.또 외국투자자들은 생산성과 경쟁력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진다는 점을 노사가 인식해야 할 것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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