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16자를 명심해야 한다고 중국 최고 의류업체 회장이 조언했다. 건립품패, 지피지기, 조대문로, 건대연맹이 무슨 뜻일까.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16자를 명심하라.”
중국 최고 의류업체 중 하나인 이원(依文) 그룹의 샤화(夏華) 회장의 말이다. 샤 회장은 중국에서 제품 판매전략의 일인자로 불리는 기업인이다. 그는 최근 홍콩의 문회보(文匯報)와 인터뷰에서 홍콩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이 중국에서 성공하는 비결을 공개했다.
그는 우선 브랜드 이미지(建立品牌) 구축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여기에는 반드시 국제적 이미지가 가미돼야 하고 함부로 세일행사를 하지 않는 고품격 제품이라는 메시지도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홍콩의 대표적인 보석가공 및 유통체인 업체인 처우타이푹(周大福)을 예로 들었다.
중국에 1000여 개 판매점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대륙 진출 초기부터 상품의 양이나 가격으로 승부하지 않고 브랜드로 승부를 걸어 성공했다. 세일도 거의 하지 않아 중화권 최고의 보석상이라는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중국에는 유사제품이나 가짜 제품이 너무 많아 차별화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신과 남을 아는(知己知彼) 손자병법 전술도 강조됐다. 이는 현지시장 환경과 이 환경에서 자사 브랜드와 상품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명심해야 한다는 게 샤 회장의 말이다. 홍콩의 의류의 경우 중국 중산층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많은 데 이를 무시하고 서구 유명 브랜드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홍콩의 핸드백 제조업체인 ‘시드니 러브’는 중국 화중지방을 공략할 때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젊고 최신 유행 제품으로 승부해 다른 기업들을 압도했는데 이는 현지인들이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최신 유행을 좋아한다는 시장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 회사 제품은 이미 베이징(北京)에 까지 진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에 가장 적절한 유통 채널을 확보(對門路)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저가 내의 브랜드인 홍콩의 해피 하우스의 주언룽(朱恩龍)사장은 “백화점이라고 모든 제품에 대해 매출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며 유통 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저가 제품의 경우 전문 매장이나 상가 채널이 유리하고 고급 제품은 백화점이 유리하다는 게 그의 경험이다. 판로 확보가 안된 기업은 상품 박람회를 통해 기업을 만나면 가장 적합한 판로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샤 회장은 밝혔다. 가능하면 여러 회사와 파트너 관계를 맺는(建大聯盟) 것은 시장 정보와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다.
홍콩 아동용품 판매업체인 안랑(安郞) 동화는 2001년 중국진출 당시 매장 한 개를 여는 데 보증금만 3000위안을 내야 했다. 기타 시설투자비와 잡비는 제외한 금액이었다. 이렇게 수십 개 매장을 내고 보니 자금부족에 직면했다. 고민 끝에 이 회사는 2002년부터 디즈니랜드와 중국현지 유통업체 등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이들과 함께 매장을 열었다.
이렇게 현재는 중국에 1000여 개가 넘는 공동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 린차이랑(林彩郞) 사장은 “판매이익은 나누지만 관리가 효율적이고 중국 각 지역에 매장이 있어 매출이 급등하고 있다”며 대규모 협력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