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차관급회담]북한, 비료 50만t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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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남북한은 베이징 (北京) 차관급 당국대표회담 나흘째인 14일 오전 차이나월드 호텔에서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 (對北) 비료지원 물량, 북한측의 이산가족상봉 허용문제를 놓고 집중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남북한은 15일중 수석대표접촉 등을 통해 마지막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에서 북한측은 50만t의 비료 (1천7백억원 상당) 를 4월부터 단계적으로 나눠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북측이 당초 요구할 것으로 알려진 20만t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북측은 또 비료지원이 이뤄지면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특사교환 등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우리측은 현상황에서 20만t 이상의 비료지원은 어렵다고 통보하고, 비료지원 시기와 함께 이산가족면회소설치.특사교환 일자를 동시에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양측은 이견이 좀체 좁혀지지 않자 서로 본국의 훈령 (訓令) 을 다시 받아 입장에 변화가 있을 경우 연락을 취해 만나기로 했다.

전금철 (全今哲) 북측단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남측이 비료 요구량을 수용않고 있다" 며 "비료문제에 남측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를 가지고 입장을 정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세현 (丁世鉉) 우리측 수석대표는 "북측이 비료지원 날짜만 정하고 나머지는 추후 논의하자고 해 난항을 겪고 있다" 며 "그러나 서로 양보할 여지가 있어 접촉을 계속하기로 했다" 고 말했다.

베이징 =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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