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세계 요트·보트시장 60조원대 해양레저산업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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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 퍼블릭 마리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113척 규모로 작은 편이지만 수도권의 첫 마리나다. 국내에선 부산·진해·통영에 이어 네 번째다. 마리나는 배를 대는 선착장과 배를 보관하는 계류장, 배를 내리고 올리는 리프트 등의 시설을 갖춘 항구를 말한다. 해양 레저스포츠의 대중화와 해양레저산업 육성에 필요한 기본적인 인프라다. 전곡항 마리나는 2012년까지 633척 규모로 확대된다.

경기도는 전곡항을 포함해 제부항·방아머리항·흘곳항 등 4곳에 1733척 규모의 마리나를 건설할 예정이다. 경기만을 해양레저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서다. 전곡항은 서울에서 가까운 이점을 살려 대중 마리나로, 제부항은 복합 리조트형 마리나로, 방아머리항은 수심이 깊은 것을 활용해 대형 크루즈용 마리나로, 흘곳항은 VIP용 해양 리조트형 마리나로 개발할 계획이다.

보트·요트 산업에 주목하는 것은 세계 시장이 연간 500억 달러(60조원)에 달하는 데다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선박 제조기술과 세계 최고의 IT 및 가전·자동차 엔진 기술을 접목하면 세계 보트·요트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경기만은 2400만 명이 거주하는 수도권, 거대한 중국 시장과 가깝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 3만 달러 시대가 되면 ‘마이보트·마이요트’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 코벤트리(영국해양협회 부회장) 경기국제보트쇼 자문위원은 “한국은 국민소득 증가와 주 5일제 등으로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3년 후 최소 7000억원대의 보트·요트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도는 이에 대비해 아시아 3위 수준인 경기 국제보트쇼를 2015년까지 아시아 제1의 보트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6000억원을 들여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일대에 2011년 말 완공을 목표로 187만㎡ 규모의 해양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제1회 경기국제보트쇼 & 코리아매치컵 요트대회’를 치른 데 이어 올해도 3일부터 7일까지 전곡항과 탄도항에서 두 번째 대회를 연다. 보트쇼에는 21개국 162개 업체가 참가한다. 지난해에 비해 참가 업체가 30% 늘었다. 유연채 경기도 정무부지사는 “지난해는 붐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뒀다면, 올해는 비즈니스에 역점을 둘 작정”이라고 밝혔다.

요트대회에는 영국·미국·뉴질랜드·프랑스 등 세계랭킹 상위 12개 팀이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세계 요트연맹(ISAF) 산하 월드 매치 레이싱 투어 사무국이 주관하는 10개 월드 투어 중 하나다. 행사 관람객들은 대당 가격이 수억원에서 100억원대에 이르는 보트와 요트·범선을 직접 승선해 볼 수 있다. 모형배 조립 체험과 윈드서핑 시뮬레이션, 수중 범퍼카, 모형보트 경주게임, 수상자전거도 즐길 수 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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