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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사자평 억새평원 옛 모습 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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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표충사 뒤 재약산 사자평(해발 1000m). 가을이면 330만㎡의 드넓은 평원에 하얀 억새가 장관을 이루어 많은 등산객이 찾던 곳이다. 그러나 화전민이 불을 놓지 않은 20여년 전부터 이곳은 소나무·참나무 등이 자라면서 옛 모습을 잃고 있다.

억새로 장관을 이뤘던 밀양 사자평의 옛 모습. 4ha에 대해 우선적으로 내년 하반기에 복원작업에 들어간다. [밀양시 제공]


이 사자평 일대가 억새평원이었던 옛 모습을 되찾을 것 같다. 밀양시는 억새 평원을 복원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사자평 산지 늪지대인 산들늪을 복구하기로 했다.

1일 밀양시에 따르면 억새군락지 복원을 위한 용역 중간 보고회를 최근 마치고 복원작업에 착수한다.지난달 29일 밀양시청에서 있은 보고회에는 시장·부시장과 공무원·표충사 주지·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서 2월 용역비 2700만원을 받고 복원 계획을 수립 중인 경상대 산학협력단(단장 김종갑)은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보고 했다. 김종갑 단장은 “억새군락의 보전 대책과 복구가 필요하다”며 “복원하면 경관이 우수해 생태관광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복원 대상은 산동초등교 사자평 분교 일대 4㏊로 잡았다. 원래 억새군락지는 사자평 330만㎡ 가운데 50~60%나 됐다. 그러나 20여년 전부터 식생이 변하면서 지금은 20%도 채 안되며, 군락지 속에 소나무·참나무 같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밀양시는 다음달 경상대산학협력단의 최종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검토해 설계 등을 거쳐 우선 4㏊에 대해 내년 하반기에 복원작업에 들어가 연말까지 마치기로 했다. 군락지 내 잣나무와 잡목 등을 제거하고 등산로 주변에 억새를 옮겨 심기로 한 것이다. 또 사자평 분교를 산림휴양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분교 주변에는 야생화 단지도 조성하기로 했다.

밀양시 산림 녹지과 이희선(56)담당은 “연차적으로 억새군락지 복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2~3년 뒤 국내 최대의 억새군락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12월 사자평내 산들늪 58만㎡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늪지 내 군사작전도로(130m)로 인한 훼손지역을 하반기부터 복구해 연말까지 마치기로 했다.

낙동강환경유역청에 따르면 산들늪은 군사작전도로가 폭우에 휩쓸리면서 도랑이 깊어지고 있고 일부 지역은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육상화(산지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 늪지대에 소나무·굴참나무 등이 자라는 등 식생이 변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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