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첫 여성 부역장 일산전동차사무소 황영철 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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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역장이 되겠다거나 철도청장이 되겠다는 식의 거창한 꿈은 없습니다.다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철도 역군이 되자는 게 제 꿈이라면 꿈입니다." 1899년 우리나라에 철도가 도입된 지 99년만에 부산열차사무소 朴貞愛 (38) 차장과 함께 사상 첫 여성 부역장에 오르게 된 일산전동차사무소 黃英淑 (31) 차장의 얼굴에선 짧게 치켜 깎은 머리만큼이나 다부진 포부가 느껴진다.

89년 수원역 역무원으로 철도에 몸담은 黃차장은 9, 8급 철도원을 거쳐 96년 일산선 개통과 함께 수서~대화선 차장으로 근무해왔다.

"여성이라고 해서 철도근무에 특별히 유리하거나 불리한 점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물론 근무체제가 2교대 철야근무여서 최소한의 체력이 요구되지만 해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철도사상 첫 여성역장이 돼보겠다는 생각으로 자격시험을 치렀지만 막상 합격하고 보니 기쁨보다는 저를 지켜볼 철도 후배들과 승객들의 기대가 부담스럽다" 는 黃차장은 전남순천이 고향인 7남매중 막내로 '별 뜻이 없어' 결혼을 미룬 미혼. 출입문이 닫힌다는 안내방송 뒤에 일행을 태우려고 일부러 출입문을 막아서는 승객이 "제일 야속하다" 는 黃차장은 안전한 철도운행은 승무원들의 노력과 승객의 호응이 일치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黃차장과 함께 부역장 등용시험에 합격한 朴차장은 남편 成한교씨가 철도청 열차운영과에 근무하는 철도부부다.철도청은 黃.朴차장을 올 상반기중 중간역 (6급역) 부역장으로 임용할 계획이다.

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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