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활 기도합니다" 기독교계 12일 부활절맞아 연합예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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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오는 12일은 기독교인들이 예수부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부활절. 경제한파 속에서 맞는 부활절이어서인지 예수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가 유난히 절실하게 다가온다.

개신교에서는 이번 부활절 예배를 경제회복을 위한 기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시다. 부활의 기쁨을!

민족의 소망으로!' 라는 표어를 내걸고 전국 2백여 곳에서 교파를 초월한 연합예배형식으로 진행된다.

서울에서는 장충체육관에서 각계지도자.외교사절 등 1만5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중앙예배가 열리며 각 구 (區) 단위로도 연합예배장이 마련된다.특히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중앙예배에서는 본 예배에 앞서 새벽 4시30분부터 '나라와 민족을 위한 촛불 회개기도회' 를 가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주로 목회자.신학생.대학생 등이 참여할 이 기도모임에서는 우리 스스로가 지금의 경제위기를 불렀다는 반성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이어 새벽 5시30분부터 전국 동시에 열릴 본 예배의 기도문과 설교제목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채택한 것이다.

장충체육관 연합예배의 진행은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 의 대회장인 조용기 목사가 맡으며 기도는 민병억.우영락.최윤권 목사등이 이끌게 된다.

이어 '아직도 이 민족은 분열의 역사를 치유하지 못한 채로 아픔과 절망을 외면하며 갈등과 반목의 어둠 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로 시작되는 남북한 공동기도문이 낭독된다.

부활절에 앞서 그리스도수난일인 10일을 '금식의 날' 로 선포하고 금식으로 절약된 비용을 헌금으로 받아 실직자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조용기 목사는 "부활절 예배를 통해 전국민이 사치와 방종한 삶을 청산하고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한편 천주교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명동대성당과 북한 평양의 장충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기원하는 부활절 미사를 봉헌한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천주교계 인사를 만나고 돌아온 오태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장은 "남북한 천주교회가 부활절 미사를 동시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고 밝혔다.

명동성당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이, 장충성당에서는 현재 북한을 방문 중인 미국 뉴욕의 오렌지한인성당의 박창득 신부가 미사를 집전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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