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최악의 오존'…6월에만 95회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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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엔 오존 오염으로 고생깨나 해야 할 것 같다. 장마가 끝나면 오존 오염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눈과 호흡기가 따가워지고, 두통을 앓거나 기침하게 된다. 오염이 더 심해지면 폐기능이 떨어지고 호흡량이 줄어든다.

국립환경연구원은 13일 올 여름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는 이달 하순 이후 전국 대도시 지역에서 오존주의보 발령이 예년보다 훨씬 빈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올해 사상 최악의 오존 오염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했다. 올 여름은 10년 만에 가장 더울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를 근거로 삼았다.

이미 지난달 전국에서 발령된 오존주의보가 95회로 지난해 전체(5~9월) 48회의 두배에 이른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1995년 오존경보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연도별로는 2000년이 52회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달 수도권에서 발령된 오존주의보가 72회로 전체의 76%를 차지, 수도권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오존주의보 왜 잦나=환경연구원은 ▶오존을 생성하는 원인 물질이 풍부한 데다▶풍속이 약하고 습도가 낮은 상태에서 고온 현상이 지속됨으로써 오존이 생성되는 광화학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생성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6월 중 서울의 월평균 기온은 23.2도로 지난해 6월의 21.5도보다 높았고, 비가 내린 날도 지난해 6월에는 11일이었으나 올해는 7일이었다.

환경연구원 측은 과거 장마가 7월 하순까지 계속됐으나 최근 장마가 앞당겨지면서 오존주의보 발생 시기가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립대 동종인 교수도 "오존 발생의 최대 변수는 온도고, 낮 기온이 30도 이상 되면 오존이 크게 증가한다"면서 "휴가철 전후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연구원 박일수 대기물리과장은 "오존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운행을 자제하고 한낮이 아닌 아침.저녁에만 차량에 기름을 넣어 VOC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용 보일러와 지역난방 같은 대규모 연소 시설이나 VOC 배출이 많은 세탁소 가동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오존주의보는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오존경보는 0.3ppm 이상일 때, 중대경보는 0.5ppm 이상일 때 발령된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노약자.어린이.호흡기환자.심장질환자 등은 실외활동을 삼가고 자동차 통행을 자제하는게 좋다.

또 과격한 운동경기를 삼가고 경보가 내려지면 유치원.학교 등의 실외학습을 제한하도록 의사들은 권한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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