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생태계, 포장도로로 심하게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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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설악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진 남한의 동.식물 보고 (寶庫) 인 백두대간의 생태계가 포장도로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부령.대관령 등을 관통한 30개의 포장도로는 백두대간의 동.식물 이동을 완전히 차단, 고립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사실은 중앙일보의 후원으로 녹색연합 백두대간 탐사팀이 국내 최초로 1년7개월 (96년 5월~97년 11월) 동안 남한의 백두대간 (6백70㎞) 전체 구간을 직접 탐사한 결과 밝혀졌다.

탐사 결과 백두대간에는 지난 90년 23개에 불과하던 포장도로가 올 3월 현재 47개로 두배나 증가하는 등 모두 72개 (비포장.임업도로 포함) 의 도로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리산 성삼재.속리산 밤티재.설악산 한계령 등 9개 도로는 국립공원을 관통해 산림훼손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백두대간에는 희귀식물인 솔나리.왜솜다리 등 국내 식물종의 25%에 해당하는 1백19과 1천2백13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대산 국립공원내 소황병산 (해발 1천1백m) 능선 등 4곳에서는 고층습지가 최초로 발견됐다.

또 천연기념물인 5종의 야생동물 (올빼미.수리부엉이.하늘다람쥐.산양.사향노루) 과 고슴도치.수달 등 27종의 동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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