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연천 ‘한센촌 염색공장’ 최첨단 섬유단지로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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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신평3리와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시·군은 달라도 10㎞도 채 안 떨어진 이웃이다. 두 마을에는 1963년부터 한센인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종교단체에서 땅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신평3리 ‘한센촌’은 18만5085㎡, 대전리는 33만㎡ 규모로 현재 119가구 303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센인들은 처음 마을에 들어와 돼지를 키웠다. 그러나 잦은 양돈 파동으로 생계 유지가 어려워지자 94년부터 축사를 공장으로 고쳐 섬유염색공장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생활해오고 있다. 현재 74개 공장(근로자 1300여 명)이 들어서 있으나 모두 무허가다.

96년 인근 한탄강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이 일대 섬유염색공장을 폐쇄했다. 이후 행정기관의 강제철거가 수차례 진행됐으나 한센촌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제대로 되지 못했다.

무허가 염색공장단지로 낙인찍혔던 한센촌이 합법화된 섬유산업단지로 탈바꿈한다. 최근 환경부는 특정 수질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섬유염색업종 등 공장의 입지를 제한하던 고시를 개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한촌센 염색단지 2곳에 794억원을 들여 섬유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입주 기업을 지원키로 했다. 주요 유치업종은 염색·피혁·편직이다.

청산면 대전산업단지에는 474억원이 투입돼 2011년까지 조성된다. 신평3지구 산업단지는 2012년까지 33만㎡ 규모로 32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신평3리 공단조합 최종덕(47) 회장은 “한센촌 2곳이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면 입주업체와 고용 인력이 두 배로 늘고 매출액 역시 연간 820억원에서 19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는 이들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폐수를 깨끗이 처리하기 위해 2011년까지 5818억원을 들여 공공하수처리시설 17개소를 확충한다. 이와 함께 2012년까지 865억원을 들여 양주 신천과 연천 한탄강, 포천 포천천 등 4개소 25.5㎞구간에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벌인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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