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IMF 다즈워스 서울사무소장 "한국 환율과의 전쟁 안끝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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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제통화기금 (IMF) 존 다즈워스 서울사무소장은 23일 "한국이 환율과의 전쟁에서 아직 이긴 것은 아니다" 라며 "금리인하는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다즈워스 소장은 지난 87년 IMF가 서울사무소를 철수한 이후 11년만에 다시 문을 연 서울사무소 소장으로 이날 부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다즈워스 소장과 일문일답.

- 산업은행이 기아자동차에 대한 대출을 출자로 전환하는 것이나 현대.삼성그룹의 기아차 인수를 추진하는데 대해 IMF는 어떻게 보고 있나. "기아자동차 처리는 시장원리에 따라야 한다.

정부가 개입하거나 은행이 특혜금융을 주는 것은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업이든 금융기관이든 경영을 잘못해 손실을 입었다면 일차적으로 주주가 책임져야 한다.

기아차 처리가 어떤 식으로 되느냐가 앞으로 한국의 대외신인도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금리인하 폭에 대해 한국정부와 협의한 적 있나. "금리수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다만 한달전까지 30% 안팎이던 콜금리가 환율안정에 힘입어 23~24%까지 떨어졌다.

최근 외환시장이 안정세를 보여 금리를 더 낮출 여지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다만 금리인하 시기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 IMF는 환율이 어느정도 수준이 돼야 외환시장이 안정됐다고 보는가.

"어느 시점에 환율이 어느정도 수준이 돼야 한다는 식의 목표치는 없다. 시장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오늘 환율이 1천4백원 초반대로 떨어진 것은 좋은 조짐이라고 평가된다."

- 고금리가 지속되면 흑자도산이 늘 것이고 이럴 경우 금융기관 부실이 심화돼 외환위기가 다시 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IMF도 그 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흑자도산이 늘어나겠지만 금리를 급속하게 낮추면 외환시장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금리인하는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한다."

- IMF의 고금리 정책이 한국기업.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앞당기기 위한 압력수단이란 지적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기업.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상호지급보증 축소.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통해 추진돼야한다는 게 IMF입장이다. 고금리 정책은 환율안정을 위한 것이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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