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트 21, 용산에 도전장…전자상가 개장 잇따라 기존 상권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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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 지역에 대규모 전자유통 전문상가들이 잇따라 개장, 전자상권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복합전자유통센터인 테크노마트21이 다음달 4일 서울 구의동에 문을 여는 데 이어 한수 (漢水) 이남에선 2천여 점포가 입주한 일이삼전자타운 (고척동) 이 5월 중순 개장할 예정이다.

이들 신흥 상가의 등장으로 서울의 전자 상권은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 (도심부) , 테크노마트21 (동부권) , 서초동 국제전자타운 (강남권) , 일이삼전자타운, 구로동 중앙유통단지 (서남부권) 등으로 나눠지게 됐다.

현재까지는 용산전자상가가 연간 1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서울지역 전자 유통시장 중 절반 이상을 장악하는 등 독주해왔다.

그러나 업계에선 일단 테크노마트21의 등장으로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테크노마트는 규모나 시설.운영 방법 등에서 설립 전부터 경계대상이 돼왔다.

테크노마트는 지상 39층에 연건평 7만8천5백여평에 달한다.

단일 건물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

국내 최대 건물 '타이틀' 을 갖고 있던 63빌딩의 1.6배. 점포수 (2천5백개) 는 용산 (4천8백개) 보다 적지만 한 건물 안에 점포가 집중돼있는 게 강점이다.

전자상가로서는 최초로 할인매장 (롯데).쇼핑몰.영화관 (11개).금융기관 (9개).이벤트 홀 등을 한 곳에 모았다.

쇼핑과 문화.레저 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원스톱 쇼핑' 개념이다.

벤처기업 1백여 개가 입주한 첨단 소프트웨어 단지도 함께 조성된다.

LG신용카드와 공동 제휴해 국내 최초로 자체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인터넷 거래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개장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할 태세다.

테크노마트측은 "지하철 2호선 강변 역과 동부터미널을 관문 삼아 서울 동북부 지역과 강남지역, 멀게는 강원도와 한수 이북 지역까지 상권에 넣고 있다" 고 밝혔다.

기존 전자 상가들도 필사적인 수성 (守城) 작전을 펴고 있다.

용산 전자양판점 전자랜드21은 최근 서비스 실명제를 도입했다.

판매 제품에 서비스 담당자의 실명을 밝히고, 애프터서비스를 책임지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애프터서비스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자랜드는 또 테크노마트처럼 회원카드를 운용하기 위해 제휴사를 물색 중이다.

테크노마트보다 앞서 문을 연 국제전자상가는 한동안 중단했던 TV광고를 조만간 재개한다.

대대적인 홍보전으로 테크노마트측의 초반 공략을 희석시키자는 일종의 '맞불 작전' 인 셈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신흥 전자상가들의 성패는 경쟁 상가들과의 '신경전' 보다는 IMF로 실종된 소비심리의 향방이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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