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일본 '작은야구'경계령…베이스 안밟아 아웃 '치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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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종범 (28.주니치 드래건스)에게 일본 특유의 '작은야구' 에 대한 경계령이 내렸다.

이종범은 18일 기유지오에서 벌어진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선발 니시자키의 몸쪽 공을 통타, 좌익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2경기 연속 무안타의 침묵을 깨는 호타. 그러나 '바람의 아들' 이란 별명답게 2루를 밟았던 이는 곧 머쓱한 얼굴로 덕아웃으로 돌아와야 했다.

1루를 돌 때 베이스를 밟지 않고 그냥 통과했다는 상대방의 어필이 받아들여져 '누의 공과' 로 아웃됐다.

기록은 안타가 아닌 좌익수 땅볼 아웃으로 표기됐다.

국내시절 '주루플레이의 교과서' 로 불렸던 이종범은 한차례도 '누의 공과' 를 기록하지 않았다.

한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일본 특유의 작고 세밀한 야구를 톡톡히 경험한 것이다.

두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뒤 득점에 성공한 이는 3회초 세번째 타석에서는 좌완 다케시타를 중전안타로 두들겼다.

그리고는 첫타석에서의 주루플레이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과감히 2루도루를 시도했다.

그러나 좌완 다케시타의 모션을 뺏지 못해 리드폭이 작았던데다 포수 이토의 정확한 송구에 걸려 도루에 실패했다.

국내에선 80%이상 도루 성공률을 자랑하던 이는 시범경기를 통해 다섯번의 도루를 시도했으나 세번만 성공했다.

성공률 60%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 경기가 거듭될수록 상대투수들은 이의 주루플레이 특성을 파악할 것이 분명해 앞으로 일본의 '작은야구' 에 얼마나 대비하느냐가 올시즌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는 이날 네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 시범경기 통산 30타수 7안타, 타율 0.233을 기록중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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