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 감독이 말하는 영화'바이 준'…"도회지 청소년의 문화와 아픔 대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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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우리사회는 젊은이들이 발언할 기회가 적은 사회다.

그들의 진정한 고민과 고통은 어느 매체에도 제대로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바이 준' 에 나오는 대사를 주목해 보라. 한마디 한마디에서 '쟤들이 저럴수 밖에 없구나' 하는 걸 실감할 것이다.

'오렌지 족' 얘기가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건 요즘 도회지 젊은이들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돈이 많고 적고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

그게 내 영화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일관된 미학을 추구하지 않았다.

굳이 얘기한다면 크로스 오버, 장르의 잡종이다.

그래서 고전적인 부분도 있고 디지털 비디오카메라로 찍거나 뮤직스타일로 찍은 부분이 섞여있고, 어안렌즈의 사용, 노출의 과잉 혹은 과소 등 온갖 시도를 다 해보았다.

곱고 이쁘게 찍히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드라마나 내러티브에 대한 배려가 적다.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 와 비교? '바이 준' 은 내 자신이 직접 느끼는 것을 영화화한 것이고 '나쁜 영화' 는 장감독이 관찰한 것이라 젊은이들의 발언이 제대로 녹아있지 않다고 본다.

파리에 유학하면서 영화라는게 얼마나 다양한지를 새삼 깨달았다.

홈 비디오로 자기 일상을 찍어 편집한 영화에도 평론가나 관객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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