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시위하고 싸우면 자주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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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12일 자신의 방미 중 발언을 놓고 네티즌 사이에서 '숭미(崇美)'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 "이익을 얻어내는 게 자주다. 반미시위하고 험악하게 싸우기만 하는 게 자주냐"며 "(외교는) 줏대를 잡고 용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티즌과 치열하게 논쟁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이날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다. 신 의장은 지난 5일 출국해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하고 10일 귀국했다.

그는 방미 중 "혈맹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피로써 맺어진 한.미 동맹이다"는 등의 발언을 했었다.

그는 이날 국내의 반미감정에 대해서도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쓰여있듯 미국 사람들은 우리에 대해 이름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수만명이 희생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우리가 '양키 고 홈'하고 사람 모형을 불태우는 것은 미국적 윤리에서는 충격"이라며 "성조기를 태우는 것은 예의에 벗어난다.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전 참전비 앞에 섰더니 마음이 숙연해졌고 나라 간에도 단순히 실리를 떠나서 혈맹이라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의 소감을 말했다.

신 의장은 또 "미국에서 국내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쟁 중에 포연이 자욱한데 후방이 보이겠느냐"며 "귀국할 때 기내에서 들었는데 미미하게 보이더라. 나라가 어찌될 것이냐의 문제가 있는데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이니 하는 것들이 우스워 보였다"고 답변했다.

이날 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방미 성과를 알리는 글을 올린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방미 성과를) 보고하려 한다"고 밝혔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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