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즐겨읽기] 72종의 만화로 배우는 24가지 경영 교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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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CEO, 만화에서 경영을 배우다
 장상용 지음, 비전코리아
256쪽, 1만2000원

 기업의 최고경영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들 수 있겠지만 변화의 시대에 걸맞은 ‘상상력’을 빠뜨릴 수 없겠다. 그런데 상상력을 담고, 키우는 ‘매체’는 다양하지만 만화는 상상력의 보고(寶庫)라 할 만하니 ‘만화로 경영수업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은 늦은 감이 있다.

일간지 만화전문기자로 꼽히는 지은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상상력 뿐만 아니라 소통과 설득, 부드러운 카리스마 등 리더십은 물론 장인정신·솔선수범·인내·열정 등 거의 모든 것을 만화를 통해 익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이를 위해 24개의 주제를 고르고 각 3 종, 모두 72종의 만화에서 교훈을 추려냈다. 여기엔 허영만의 『식객』, 고우영의 『삼국지』, 천계영의 『오디션』 등 한국만화는 물론 『시마과장』, 『신의 물방울』 등 일본 만화, 영화로도 만들어진 프랭크 밀러의 『300』까지 인기만화가 망라됐다.

예컨대 데라사와 다이스케의 『초밥왕』에선 ‘질문의 힘’을 끌어내는데 이시형 박사의 최근 저서에 붓다의 일화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도전을 계속하는 동안은 진 게 아니야” “잠잘 거 다 자면서 누구한테 뭘 배우겠다는 거야?” 등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에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단순한 만화 평론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단, 편집은 거칠어 실소를 자아내는 대목이 적지 않다. ‘흥망성쇄(흥망성쇠)’, ‘왕자와 평민 여자의 좌충우동(좌충우돌) 에피소드’, ‘아키노에게 억한(억하)심정을 가진다’ 등이 곳곳에 있으니 최근 막을 내린 인기 TV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여주인공 천지애 수준이랄까.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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