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1상권 광복동, 상권 위축으로 빈 점포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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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부산의 전통 제1상권인 광복동에 빈 점포가 늘고 있다.

경기 위축에다 인근 부산시청.시경이 연산동으로 이전, 상권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어지간한 불경기에도 이곳 점포가 빈 적은 없었다.

화려한 조명아래 호화롭게 치장됐던 고급 의류매장 곳곳이 텅 비어 있고 쇼윈도우엔 "임대문의" 스티커가 어지럽게 나붙어 있다.

광복동 입구에 있던 '앙드레 김.미진모피' 는 지난해말 철수, 40여평의 점포가 3개월째 새 세입자를 기다리고 있다.

맞은편 제일모직 '쟈니로쥬디체' 여성복 매장도 다른 곳으로 옮겨가 점포가 2개월째 비어 있다.

로얄호텔 맞은편 3층 건물 유림플라자 1.2층에 입점해 있던 옷가게도 지난해 11월 철수했다.

쇼윈도우에는 색바랜 '메콜레디 가을 신상품 입하' 플래카드가 을씨년스럽게 붙어있다.

반도패션 건물~옛 미화당간 광복로변에 즐비한 1백여곳의 옷 가게중 15곳의 매장이 비었다.

곧 철시하려는 가게도 7~8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방이나 신용카드 사무실등으로 사용되다 비어있는 점포도 10여곳이나 된다.

빈 점포마다 전세나 월세를 종전보다 평균 20% 가량 내려 세입자를 찾고 있으나 문의전화조차 거의 없다.

광복로에서 10년째 옷가게를 하고 있는 玄모 (47.여) 씨는 "지난해 말부터 매출이 절반가량 줄어들어 종업원 3명중 2명을 내보내고 지출을 최소화하는데도 가게를 열면 손해" 라며 "전세금이 빠지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인근 부산데파트와 국제시장등의 상가도 점포 3곳중 1곳꼴로 비어있거나 철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입자와 건물주간에 전세금분쟁도 잦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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