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리뷰]니노 로타의 영화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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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니노 로타의 영화음악, 지휘 리카르도 무티, 라 스칼라 필하모닉 (소니 SK63359) =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음악이 아니라 영화다.

그래서 애초에 작곡된 음악이 영화 제작과정에서 잘려나가기 십상이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과 단짝을 이뤄 무려 1백50편이나 되는 주옥같은 영화음악을 남겼던 니노 로타 (1911~79) 의 경우도 마찬가지. 다행히 로타는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편집되기 전 상태의 악보를 고스란히 남겨두었다.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로타의 영화음악은 원래 악보를 복원한 것으로 영화 사운드트랙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예술적 완성도를 지닌 관현악곡들이다.

'대부 (代父)' (1972년)에 이어 '돌체 비타' (1959년). '오케스트라 리허설' (1978년). '로코와 그의 형제들' (1960년) 등이 모음곡처럼 수록돼 있다.

교향곡에 가까운 '표범' (1961년) 의 방대하고 풍부한 악상은 이 앨범의 백미 (白眉) .시벨리우스.차이코프스키.드뷔시.스트라빈스키.프로코피예프 등의 영향을 받아 신고전주의에 후기 낭만주의의 격정이 어우러지고 있다.

풍부한 관현악 음색으로 격정과 서정을 잘 빚어내는 극적인 음악에 정통한 무티의 해석이 돋보이는 앨범.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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