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보안기술인 수신제한시스템(CAS)을 휴대전화 단말기에 적용해 보고 싶어 전자업체 대기업 임원 집앞에 매일 상주하다시피 한 적도 있지요.”
CAS 기술은 돈을 낸 유료 시청자와 무료 시청자를 구별하게 한다. 케이블TV나 위성DMB 채널을 돌리다 보면 ‘지지직’ 소리가 나면서 보이지 않는 화면이 있다. 이런 화면은 유료 시청자만 볼 수 있도록 CAS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 규모는 케이블TV를 중심으로 5500억~6000억원 정도 된다. 업계는 인터넷TV의 활성화로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8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캡의 CAS 기술은 지난해부터 방송을 한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에 상용화된 데 이어 연초 케이블TV인 강원방송의 시범 서비스에도 채택됐다.
국내 방송 시장이 국산 CAS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디지캡 때문이라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6년 위성DMB 방송사인 TU미디어의 외국산 보안장비를 대체하는 CAS 기술을 만들었다. 이때까지 국내 방송사는 보안 솔루션을 전량 외국 제품에 의존했다. 이 같은 성과로 이 회사의 모바일 수신제한시스템(MCAS) 등은 2년 전 국내 ‘40대 핵심 기술’로 선정됐다. 이 기술을 믿고 일본계 펀드인 자프코아시아는 디지캡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60명의 직원 중 80%가 연구개발 인력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82억원이다. 이 회사는 이 사장과 신용태(46)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다. 제일제당·드림라인 등에서 마케팅을 했던 이 사장은 경영을, 숭실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신 사장은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봉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