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권호, 스웨덴컵 54kg 전경기 폴승…1년여 시련딛고 핀 '인동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작은 거인' 심권호 (26.주택공사)가 다시 세계 정상에 우뚝섰다.

심은 2일 새벽 (한국시간) 54㎏급 대표로 처음 출전한 스웨덴컵 국제대회에서 리투아니아의 얀손에게 12 - 1 테크니컬 폴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우승은 1년여 동안의 시련을 딛고 따낸 것이기에 더욱 값지고 가슴 벅찬 승리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8㎏급에서 우승,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기며 영웅으로 떠올랐던 심권호.

그러나 지난해초 국가대표에서도 탈락하는 쓰라림을 맛봐야 했다. 국제레슬링연맹의 체급조정으로 48㎏급이 없어지고 최경량급이 54㎏급이 되는 바람에 갑자기 체중을 6㎏이나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심은 자존심을 버리고 기꺼이 후배들의 스파링 파트너를 자청했다.

태릉선수촌에서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후배들의 훈련을 도우며 외로이 새 체급에 적응하는 훈련을 했다.

구슬땀을 쏟기 10여개월. 드디어 지난해말 대표 1차 선발전에서 우승, 1년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움켜쥔 것이다.

심은 스웨덴컵에서 확실한 재기의 모습을 보여줬다.

부전승을 제외한 세차례 경기에서 모두 완벽한 기술로 테크니컬 폴승을 거둔 것이다.

1회전 히로시 (일본)에게는 3분22초만에 10 - 0, 3회전 다루스 (폴란스)에게는 2분49초만에 역시 10 - 0, 그리고 결승에서도 3분57초만에 테크니컬 폴승을 거뒀다.

세 게임에서 내준 점수는 단 1점에 불과했다.

한편 97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손상필 (주택공사) 도 이날 69㎏급 결승에서 트주크 (벨로루시) 를 5 - 0으로 꺾고 우승했다.

김상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